36시간 단식 후기(feat. 단식 후 보식)

이전 글에서 살이 너무 찐 것이 후회되어 다이어트에 도전한다는 내용을 올렸습니다. 탄수화물을 줄이는 다이어트를 계획했다가 어차피 하는 김에 단식을 하면 할 수도 있을 듯해서 단식에 도전한 후기를 올립니다. 결론적으로 36시간까지 단식을 유지했습니다. 36시간 단식 후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일단 단식한 지 24시간 이상 되면 오토파지(세포가 자가포식을 하면서 오래되고 늙은 세포는 잡아먹고 필요한 세포를 재구성하는, 일종의 세포 청소와 수리의 개념)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은 이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단식의 효과도 잘 알고 있었고요. 전부터 16:8 간헐적 단식은 정말 간헐적으로 하고 있었던 터라 단식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습니다.

 

5/13(화) 점심을 먹고 오후 6시 정도 밀크티를 마신 뒤 그 뒤로는 단식에 돌입했습니다. 이 때의 체중이 84.5kg입니다. 밀크티를 마셔서 그런지 가족들이 저녁식사 하는 것을 봐도 크게 배고프지는 않았습니다. 잠자리에 들면 그다음부터는 공복을 쭉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10시 정도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다음 날 5/14(수) 아침 6시에 일어나자마자 따뜻한 물에 죽염 한 스푼을 넣어서 마셨습니다. 일반 소금도 나쁘지는 않지만 죽염에는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기 때문에 종종 아침에 죽염 탄 따뜻한 물을 마시곤 합니다. 아침에 잰 체중은 83.0kg입니다. 1.5kg이 감량되었는데 아마 점심때 너무 많이 먹은 것과, 단식으로 인한 수분이 빠져서 그럴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무실에 출근해서도 미지근한 물로 배를 채우며 공복을 달랬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어서 물 한 잔 마시고 의자에 기대어 한숨 잤습니다. 오후에는 1시부터 6시까지 긴 회의가 잡혀있었기 때문에 뭘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는 그런 환경이었습니다. 물론 간식이 눈에 보여서 잠깐 흔들리긴 했지만 그래도 생수병을 두 병이나 따며 가까스로 잘 참았습니다.

 

저녁이 되어 퇴근을 하고 가족들과 돈까스 집에서 외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후 6시가 지나 단식한 지 24시간이 지났습니다. 이제 오토파지가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24시간이면 할 만큼 했다는 마음과 조금 더 버티면 오토파지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마음속 갈등이 점점 심해졌습니다. 살짝 마음이 흔들리면서 국밥집에서 밥을 뺀 감자탕을 먹을까 살짝 고민했지만 가까스로 물리치고 저녁시간을 다시 공복으로 유지했습니다. 잠자리에 들면 한 6시간 정도는 공복을 유지할 수 있으니 이날도 꾹 참고 10시 정도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5/15(목) 아침이 밝았습니다. 단식을 시작한 지 이제 36시간이 되었습니다.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단식한 지 24시간이 지나면 오토파지가 시작되기 때문에 36시간 정도 했으면 충분히 했다고 생각했고, 단식을 더 할 수는 있는데 보식을 하는 것도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아침을 먹기로 결심했습니다. 체중은 81.9kg으로 전날 대비 1.1kg 감량되었습니다. 36시간 단식으로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이 완전히 고갈되었을 테고 몸의 수분이 빠진 결과일 것입니다. 이제부터 체지방 연소가 기대됩니다. 그 전날 쿠팡으로 주문한 사골 스틱을 끓여서 7시에 흡입해 주었습니다. 이것으로 단식은 종료되었고 첫 단식에 성공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한 시간 후 보식의 개념으로 계란찜을 조금 먹었습니다.

 

12시에 점심식사로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고기와 쌈채소, 삶은 계란을 조금 먹었습니다. 간식으로는 마카다미아를 같이 먹었습니다. 이렇게 저의 36시간 단식과 그 이후 보식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커피를 마셔도 되냐는 질문도 가끔 있는데, 가급적 단식 시간에는 아무것도 마시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왕 결심하고 시작했으니 클린 하게 마치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36시간 단식 후 체중은 84.5kg에서 81.9kg까지 2.6kg 감량했습니다.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이 고갈되고 몸의 수분이 빠진 결과로 보입니다.

보식을 잘못하면 단식을 안하느니만 못한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보식을 잘못해서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게 되면 쉽게 말해 집에 리모델링을 잘해놓고 쓰레기를 잔뜩 버려놓는다는 것입니다. 단식 후 보식은 컨디션을 위해서 굉장히 중요하니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36시간 단식 후 보식까지 정리했습니다.  24시간 이상 단식의 경험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남겨주셔도 좋겠습니다.